[WEEK01] 특별한 과제 - Essay

📢  찬찬히 나를 돌아보는 시간

• 지나온 과거에 대한 성찰, 5개월 동안 내가 어떤 것을 얻어가고 싶은지, 어떤 자세로 임하고 싶은지, 정글이 끝난 후 나의 모습은 어땠으면 좋겠는지 등을 생각해보고,
• 내 블로그에 에세이를 작성해주세요. 모든 과정이 끝났을 때, 다시 살펴 볼 예정입니다.

지나온 과거에 대한 성찰... 평소에 잘 생각하지 않는 주제이기에 고심하며 글을 시작하게 된다.

 

나의 지나온 과거에 대한 성찰을 하기에 앞서 내 삶의 철학을 말해야 할 것 같다.

나는 나의 선택에 대한 후회가 없는 편이다.

그때 그때의 선택은 그 순간의 나에게는 최선의 선택이기 때문이다. 그 선택으로 인해 초래되는 결과는 예상이 어렵다.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했는데 나쁜 결과가 나올 때도 있었고, 좋지 못한 선택이라고 생각했는데 결과가 좋게 풀린 때도 있었다.

통제된 실험 환경에서도 예상치 못한 변수가 튀어나오는데, 통제되지 않은 우리네 인생이 어떻게 원하는 대로 흘러가겠는가.

 

그래서 나는 이런 철학을 가지고 있다.

매 순간 빛나는 선택을 하자. 그 선택은 늘 옳을 것이다.
노력을 게을리 하지만 않는다면.

 

대학교 재학 시절, 내가 선택한 인생은 게임에 빠져 사는 것이었다. 그 나이대 또래들 중에 게임 안 좋아하는 친구가 더 드물겠지만, 나는 정말 푹 빠져서 했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게임을 시작해서 식사 시간을 제외하면 자기 전까지 계속 마우스를 잡았다. 그래서 손목 터널 증후군(손목에 힘을 주면 통증이 오는) 증상도 생겼었다.

게임이 아닌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었을까?

그 시간들이 내 인생에 있어서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시간이었는가?

누군가 나에게 그렇게 묻는다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내가 즐겨 했던 게임은 롤과 오버워치, 배틀그라운드, 피파온라인이었는데 이 게임들을 같이 하는 친구들과 돈독한 우정을 쌓을 수 있었고, 지금도 소중한 인연으로 이어가고 있다.

그리고 게임을 하면서 굉장히 밀도높은 몰입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나는 천성적으로 게임에 재능이 없는 편이라, 처음 하는 게임을 시작하면 평균 유저 수준보다 떨어지는 실력을 가지고 있다.

대신에 게임을 공부하면서 하는걸 좋아하는데, 배틀그라운드를 예로 들면 맵의 어느 지역에 어떤 지형지물이 있는지, 어떤 동선이 안전한 동선인지를 공부하고 실제 게임에서 부딪혀가면서 체득했었다. 그러다 보니 실력이 늘게 되었고, 2018년 시즌 2에 카카오 서버 랭킹 500위 안에도 들어가게 되었었다. 게임을 못하는 사람이었는데도 말이다. 그렇게 몰입하고 성장하여 뭔가를 달성하는 경험은 내가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 도움이 되었다. 어떤 어려운 일이 닥쳐도, 그걸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 것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육군 장교로 임관하여 소대장이 되었을 때는, 나에게 랭킹 500위 진입을 달성하는 것보다 중요한 목표가 생겼다. 소대장은 직업이 군인인 사람이고, 휘하의 부하들을 관리할 책임이 있다. 나는 20명 가량의 소대원들 앞에서, 그들이 군생활을 하는데 적어도 못 믿을 사람이 되면 안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각종 군사 지식에 통달해야 했으며, 소대원들이 고충을 털어놓으면 듣고 해결책을 제시해줄 수 있어야 했고, 그들보다 높은 체력 수준으로 훈련에서 가장 앞서갈 수 있어야 했다.

그래서 나는 그냥 했다. 게임을 그냥 했을때처럼. 그냥 했을때 좋은 결과를 얻은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나는 나를 의심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군생활을 나름 잘 하고, 정작과장님께 장기복무 추천도 받았지만 나는 내가 하고싶은 일이 있었다. 나는 음악, 영화같은 미디어콘텐츠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초중고교 시절 방송부 활동을 하고, 고등학교땐 방송부장도 맡아서 방송제를 이끌었으며, 친구들과 영상제작동아리를 만들어서 찍고싶은 영상도 찍고, 공모전에 출품도 했다. 그리고 대학생이 된 후에는 작곡에도 취미를 붙여서 틈틈이 배웠다. 하지만 이쪽 업계가 부를 창출하기는 참 쉽지 않아서, 직업으로써는 선택하지 않으려 하고 있었는데 하필 전역 전 취업 공고를 찾아보던 중 엔터테인먼트의 매니저 채용 공고를 보게 되었다. 그래, 돈 생각하지 말고 내가 하고싶은 일을 해보자. 그때 마음이 훅 끌려서 지원을 했고, 합격했다.

 

매니저 생활은 녹록치 않았다. 살인적인 스케줄의 연속이었고, 나는 점차 건강을 잃어갔다. 하지만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에서 바쁘게 돌아가는 카메라와 무대의 아티스트를 보고 있노라면 알 수 없는 짜릿함이 느껴졌다.

 

이때 내 인생의 가치관을 어느정도 확립하게 된 것 같다. 나는 무엇에 열광하는가? 무슨 일을 할 때 가장 즐거움을 느끼는가? 직접 영상을 만들어 배포하고, 게임에서 500위를 달성하고, 믿을 수 있는 소대장이 되고, 글로벌 콘텐츠가 제작되는 현장에 참여하는 것에서 얻을 수 있는 공통적인 것이 무엇일까?

그렇게 내린 결론은 내가 성취감을 느끼는 일에 열광한다는 것이다. 특히 나의 노력의 산출물이 남들에게 행복을 주었을 때 - 즉 전체의 행복도가 증가할때 느껴지는 성취감은 매우 컸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매니저 일은 내가 노력한 만큼의 성취감을 보장해주지는 않았다. 그래서 나는 회사를 그만두기로 마음먹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일들 중에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았다.

 

그래 개발자가 되는 것은 어떨까. 미래에 내가 생각하는 일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개발 공부가 필요하다는 결심을 했다. (생각이 여기에 이르기까지는 많은 고민이 있었으나, 일단은 적지 않겠다) 중학교 때 처음 코딩을 접하고 정보올림피아드 전국대회에 나가서 중등부 동상에 입상하기도 한 터라 코딩 쪽에 아예 재능이 없지는 않다고 생각했다. 또 그 때의 감정을 돌이켜보면 적성에도 잘 맞을 것 같았다. 그래서 개발자의 길을 결심하고, 가장 성공하는 개발자가 되기 위한 방법을 찾고 있었다. 마침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친구가 SW사관학교 정글이라는 과정을 추천해주었다.

 

커리큘럼을 보니 정말 마음에 들었다. 단순히 당장 취업에 필요한 실무 지식만 가르치지 않고, CS(Computer Science) 기반을 단단히 닦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었다. 나의 성장에 도움이 되겠다고 판단한 나는 망설이지 않고 지원했다. 그리고 합격했다. 그렇게 나의 정글 생활이 시작되었다.

 

나는 5개월의 정글 과정 중 입구 부분에 와 있다. 이제 들어온지 6일이 되었는데, 그 6일간 참 많은 일이 벌어졌다.

처음 3일동안은 토이프로젝트를 만들어 완성해야 했는데, 인생 처음으로 협업을 통한 코딩을 해야 했다. 정말 맨땅에 헤딩 하듯 막막한 상태에서 부딪혀가며 구현하는 과정의 연속이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결국 팀원들과 합심하여 결과물을 완성했을 때 정말 큰 기쁨을 느꼈다. 나를 많이 도와준 팀원들에게도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그리고 지금은 알고리즘 문제를 풀어 나가고 있는데, 다행히 적성에도 맞는 것 같다. 어렵지만, 모르는 것을 알아가는 과정이 참 재미있다.

 

이렇게 6일 동안에도 많은 걸 얻었는데, 5개월이면 얼마나 큰 성장을 하게 될까?

얻어가고 싶은 것... 당연히 좋은 실력을 얻어 가고 싶다. 그리고 나는 이 곳에서 좋은 실력을 얻을 거라는 사실을 의심하지 않는다. 몰입하기 좋은 환경이고, 좋은 동기들과 함께하고 있고, 훌륭한 운영진 분들이 있다. 이런 좋은 환경에서는 그냥 하면 된다. 늘 해왔던 것처럼.

 

SW정글 5기 과정을 수료하면 기본은 잘 다져져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한 가지 취업에 있어서 어려움이 있다면 실무 지식이 얼마나 닦여 있을지가 확실하지 않다는 것인데, 생각보다 잘 풀려서 그때 괜찮은 무기를 갖추게 된다면, 그래서 괜찮은 회사에 바로 취업이 가능하면 바로 취업하고 싶다. 울타리가 잘 조성된 모의 정글에서 훈련을 마치고 진짜 정글로 향하는 순간이 벌써 기대된다.

 

그리고 이 곳에서 만나는 커리어 동기들이 나의 진짜 자산이 아닐까 싶다. 이곳 정글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있고, 공통점은 모두 훌륭한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혼자 뭔가를 이루기가 어려운 세상인데, 이들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위안이 된다.

 

미래에 대해 얘기해보자면, 내 인생의 최종 목표는 내가 좋아하는 음악이나 미디어콘텐츠 분야의 회사를 창업하는 것이다. 나는 미래의 미디어콘텐츠 회사는 IT가 필수 기반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물론 지금도 어느정도 그렇지만)

그렇기 때문에 우선은 개발자로서의 커리어를 잘 쌓아서 IT산업 전반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좋은 사람들과 좋은 회사를 설립해서 다수의 행복을 책임지는 사람이 되고 싶다.

 

구체적인 계획? 일단 그냥 하려고 한다. 매 순간 가장 빛나는 선택을 할 것이다. 올바른 방향성을 설정하고, 그 방향으로 열심히 나아가기만 한다면 나머지는 따라올 것이라 믿는다.

 

늘 그래왔듯, 미래는 아무도 알 수가 없기에.

 

앞으로의 정글에서도 화이팅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