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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02/Essay] 멀리서 보면 정글, 가까이서 봐도 정글SW Jungle/Life in Jungle 2022. 10. 3. 03:59
이 곳에 들어온지도 벌써 2주가 지났다.
이토록 밀도 높은 하루들을 경험한 적 있었을까.
아침에 일어나면 공부를 시작해서 밤에 잠들기 직전까지 문제를 붙드는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지금은 백준 알고리즘을 단계별로 풀고 있는데, 알고리즘이란 것을 시작한지 단 9일만에 solved.ac 티어 실버 3을 달성했다.
내 롤 티어가 지금 실버2인데, 조만간 넘어서지 않을까 싶다.
백준 티어도 롤 티어만큼 올리는 재미가 쏠쏠하다.
요즘 느끼는 건데, 주변 환경이 참 중요한 것 같다.
나는 원래 나태한 사람이다. 주변에 아무 자극이 없다면 스스로의 행복을 찾아 유튜브의 세계로 떠나거나, 음악에 빠져 들어가거나, 소환사의 협곡으로 들어간다.
그런데 지금은 하루종일 알고리즘을 풀어내고 있다. 그것도 아주 열정적으로.
이곳 정글은 참 매력적인 곳이다.
열정있는 사람들이 모여 열정을 뿜어낸다. 그 열기는 강의실을 채우며 다른 사람들을 전염시킨다.
그렇다고 비인간적으로 문제만 푸는 건 아니다.
밖으로 나가 맛있는 점심을 먹고, 목요일에는 회식도 하며,
집중이 잘 안돼서 환기가 필요할 때는 밖으로 나가 산책도 한다.
가끔은 좀 멀리 산책을 나가기도 한다.
그러면 기분이 참 좋아진다.
엊그제 밤에 동기들과 야식을 먹으며 한 대화가 있다.
우리 본 지 열흘 밖에 안 됐는데 체감상 한 달은 된 것 같아.
진짜 밀도가 다르다니까?정말 그 친구의 말대로 이곳 정글은 밀도가 다르다.
다른 교육과정에서는 프로젝트 하나를 반년동안 만들기도 한다고 들었다.
나도 밖에서 공부할 때는 왠지 모르게 쉬엄쉬엄 했었고, 빡센 것을 기피하고 살았다.
늘 바쁘다고 느꼈지만 실속은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곳 정글은 다르다.
하루가 다르게 단단해지는 나를 발견하고 있다.
아, 물론 지식의 기반 말이다.
뇌는 말랑말랑해지고 있다.
지금 정글에서의 WEEK01~04 과정의 제목이 '컴퓨팅 사고로의 전환'이다.
우리 인간의 사고로 생각하는 문제들을 어떻게 하면 컴퓨터에게 시킬 수 있을까.
0과 1로 돌아가는 컴퓨터에 인간의 문제를 주입하는 방법이 무엇일까.
빠르고 정확하게.
그게 가능하도록, 컴퓨팅적 사고방식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밟고 있다.
알고리즘 문제를 푸는 건 쉽지 않다. 처음엔 재미도 없었다.
그런데 슬슬 재밌어지기 시작하더니, 지금 불이 붙었다.
답은 커녕 접근법 자체가 안 보였던 문제를 맨땅에 헤딩 해가면서 풀어보니,
조금씩 감이 잡힌다는 느낌이 들고 있다.
'아, 이 문제는 재귀를 섞어서 풀면 쉽게 풀리겠다'
'이 문제는 이분 탐색인데, 완전 탐색 개념을 섞어서 풀어야 풀리겠다'
'이 문제는 문제를 두 부분으로 나눠서 풀면 쉽겠다'는 식으로,
슬슬 감을 잡아나가고 있다.
그래서 재밌다.
그래서 정말 순수한 의미에서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지만,
정글 밖에서보다 더 알차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렇게 거의 매일 블로그 포스팅을 하는 것도 예전의 나라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또 체력 유지를 위해 주 3회 러닝을 하려는 계획을 세웠고, 지금까진 잘 지키고 있다.
계획했던 일들을 지키니 뿌듯한 감정의 연속이다.
나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것 같다.
주변을 보면 다들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살아나가고 있다.
내 지인들 한테도 내가 이렇게 지낸다는 얘기를 하면
너무 빡센거 아니냐고 말하더라.
가까이에서 봐도 정글이지만
멀리서 봐도 정글인가보다.
간혹 시간이 나면 이렇게 수필 형식의 글을 쓰려고 한다.
배운 것을 정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렇게 생각 정리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생각 정리를 자주 안 하니까 글솜씨도 예전만 못하다.
아마 학습이라는 것에서 손을 뗀 지가 오래 되었기 때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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